시장 출마 앞 둔 후보들 출판 기념회 무엇을 노렸나?
세 과시, 선거자금 마련, 지적으로 이미지 포장
일부 시민들, “자기자랑만 하는 출판 기념회 식상하다”
지난 1월 27일 전완수 변호사의 ‘익산 그랜드 디자인’을 필두로, 2월 3일엔 김성중 전 익산서장의 同幸(동행), 2월 10일엔 김영배 도의원의 ‘익산에 살으리랏다’라는 제목으로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후보들은 각기 저마다의 장점을 부각시키려고 애썼고, 자신이 익산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에 대해 온갖 정성을 다해 설명했다.
참으로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이야기 한 ‘인생역정’과 수많은 자랑거리로 보면 벌써 책을 몇 권을 내고도 남았을 터인데, 하필이면 시장출마를 앞둔 지금의 시기에 지인들이 엄동설한 추위에 벌벌 떨지 뻔히 알면서도, 출판기념회를 강행한 진정한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선거일 90일 전부터 출판기념회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탓에,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세 과시를 위해 서둘러 열었다는 것은, 능히 미루어 짐작 못할 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기자가 보기에는 그들의 행태가 너무 정략적이고 가벼워 보인다. 책을 통해 자신이 살아 온 삶의 궤적을 ‘선거’라는 괴물을 만나, 너무 쉽게 먹잇감으로 던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한 분 한 분이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나름 성공한 분들인데, 누가 보아도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출판 기념회를, 출마를 앞두고 급조하듯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만약, 이들이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책을 출간하고,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마음을 나누었다면 감동은 배가 되었을 것이고, 나 또한 동 시대를 같이 살아온 중년의 사내로서 뜨거운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을 것이다.
기왕지사 할 거였다면 좀 더 진솔했어야 했다.
전완수변호사는 중국 ‘랴오디 그룹’의 2,000억 투자를 축사형식을 빌려 홍보했고, 시민들은 시장도 되기 전에 기업유치에 성공했다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전변호사에게 묻고 싶다.
본인 스스로도 덕담 수준에 불과하고 구체적인 논의도 없었다는 투자유치 내용을, 많은 시민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발표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성중 전 서장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눈물샘을 자극하기 전에, 비록 본인이 한 일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익산서장 재직시절 고문과 강압수사로 청춘을 잃은 ‘익산 약촌 오거리 사건’의 당사자가 재심중일 때, 관련자에 대한 수사나 사과를 하지 못한데 대한 반성을 책자에 실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사람 잡는 경찰이라는 일반인들의 막연한 오해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을 텐데, 참으로 아쉬움이 크다.
김영배 도의원도 과수원 포도 팔아서 돈 벌었다고 서민흉내 내지 말고, 부자 집 아들로 태어나 고생 없이 자랐지만 부모님의 훌륭하신 점을 본받고 자라서 그런지, 주위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항상 도와주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면 한결 진솔해 보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출판 기념회를 빙자한 선거운동(본인들은 부인하겠지만)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면 가히 정치의 계절이 온 것 같다.
사족으로, 출판 기념회를 열지 않은 한 시장 후보자의 이야기를 싣는다.
“물론 저도 선거자급을 쉽게 걷을 수 있는 ‘출판 기념회’를 열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저 스스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책을 낼만큼 모범적인 삶을 산 것도 아니고, 특히 선거 닥쳐서 책을 내게 되면 저를 알고 계시는 분들이 얼마나 부담스러워 하시겠습니까?”
“더구나 날씨나 좋으면 모르겠지만, 저 축하받자고 추운 날씨에 어르신 분들이나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끼치는 것은 인간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시민들은, ‘출판 기념회’를 연 후보자와 열지 않은 후보자중 누구를 더 좋게 평가하게 될지 자못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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